달빛 아래 펼쳐진 특별한 영화관, 진주이성자미술관 ‘달빛시네마’

2026. 6. 23. 11:39답사리뷰

지난 17일 오후 7, 진주이성자미술관 야외공연장은 영화 한 편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조금씩 채워지고 있었습니다.회색빛 건물들 사이에 자리한 미술관은 작은 숲속 쉼터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이날 열린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 달빛시네마에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가 상영됐습니다.1988년 개봉한 작품이지만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행사장 한편에는 그동안 진행된 문화행사 스케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영화 상영을 기다리며 지역 문화행사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정성껏 준비된 음료와 간식이었습니다.

시원한 음료를 손에 들고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표정에서는 설렘이 묻어났습니다.

빈백 소파와 돗자리까지 마련된 야외 상영장은 마치 도심 속 작은 영화관 같았습니다.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공연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 관람객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가족들은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누며 피크닉을 즐기듯 영화를 기다렸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행사장을 채우던 소소한 대화는 어느새 사라지고 모두가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겨 갔습니다.

미술관 옆 공원을 산책하던 시민들도 영화 소리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려던 사람들은 어느새 자리에 앉아 영화 속 이야기와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학원을 마치고 찾아온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아이들은 영화 속 캐릭터를 보며 친구들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문득 영화 속 두 자매 사츠키와 메이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아이들 역시 이 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자신들만의 소중한 추억을 쌓고 있는 듯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하늘은 점점 짙은 남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관람객들은 빈백에 몸을 기대거나 돗자리에 편안히 누운 채 영화를 감상했습니다.어느 순간 달빛시네마라기보다 눕눕시네마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펼쳐졌습니다.하지만 그 모습이야말로 야외 영화 상영회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편안하게 문화를 즐기는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영화관에서는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도 조용히 하라고 말하게 되는데,야외 상영회는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라 아이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달빛시네마는 4월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의 여덟 번째 행사입니다.회차가 거듭될수록 시민들의 참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좋은 영화를 함께 보고, 같은 공간에서 웃고 공감하며 추억을 만드는 것, 이날 진주이성자미술관의 달빛시네마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문화기자단:주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