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록] 조용한 시골 마을에 스며든 활기, 남해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 답사기

2026. 7. 16. 12:20답사리뷰

 

🌿 남해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서울농장'에 다녀오다

지난 7월 15일, 싱그러운 여름의 남해를 찾았습니다. 발걸음이 향한 곳은 이름부터 독특한 사연을 품고 있는 '남해 서울농장'입니다. 서울 사람들이 남해에 정착하여 자리 잡은 두모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마당과 바로 옆을 흐르는 맑은 개울 덕분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깊은 친근함과 평온함을 안겨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평화롭고 조용한 외지 마을에 오늘은 아주 특별하고 북적이는 팝업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입니다.


🎨 투박한 손끝에서 피어난 세상 유일의 예술
오후 1시, 고소한 흙내음 사이로 어르신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에코백과 스카프에 직접 도장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체험 행사가 시작된 것인데요.
평생 농사일로 거칠고 투박해진 어머님, 아버님들의 손길이었지만, 하얀 천 위를 꾸미는 그 순간만큼은 조심스럽고 진지했습니다. 완성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들고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며, 일상 속 작은 체험이 주는 큰 행복의 가치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지역의 결핍을 채운 따뜻한 기획, '행복 사진관'
이날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고, 또 반응이 뜨거웠던 프로그램은 단연 **'행복 사진관'**이었습니다.
사진관 하나 찾아보기 힘든 이 외진 지역에 간이 사진관이 차려지자, 주민들은 너도나도 줄을 서서 렌즈 앞에 섰습니다. 평생을 함께해 온 부부가 쑥스러운 듯 다정하게 어깨를 맞대고, 오랜 세월 동고동락한 이웃들이 함께 고운 미소를 남겼습니다.
방문자들의 사진을 정성껏 찍어드리고 그 자리에서 따끈따끈한 인화지로 뽑아드리는 이 행사는, 단순히 사진 한 장을 넘어서 지역에 부재했던 문화적 인프라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 잔디밭을 가득 채운 흥겨운 마을 잔치
체험 행사가 마무리되고 자리가 정돈되자, 푸른 잔디밭은 곧 훌륭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외부의 화려한 대형 공연단이 아닌, 남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주체들이 무대를 채워 그 의미가 더욱 깊었습니다. 남해의 가수 겸 사회자 김나현 님의 능숙하고 재치 있는 진행 아래, 상주면 난타팀의 심장 뛰는 난타 공연과 전경수 님의 감미로운 오카리나 선율이 마을을 감쌌습니다.
이어지는 정도용, 김병태 님의 색소폰 연주와 통기타, 그리고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 트로트까지. 행사 중간중간 진행된 행운권 추첨은 향유자들과 진행자가 완벽하게 호흡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두모마을 주민들의 인심 넘치는 끈끈한 유대감이 행사를 진정한 '마을 잔치'로 완성시켜 주었습니다.


💡 현장을 떠나며: 문화가 일상에 닿아야 하는 이유
남해의 조용한 시골 마을. 누군가 찾아와 문화를 전해주지 않으면 문화 예술을 일상에서 누리기 힘든, 말 그대로 '문화 소외지역'입니다.
하지만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이 찾아온 오늘 하루만큼은 달랐습니다. 조용했던 동네는 북적북적한 활기로 가득 찼고,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습니다.
단순히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지역 문화 활성화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방향임을 현장의 뜨거운 반응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가 구석구석 스며들어 일상을 깨우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앞으로도 더 많은 곳에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https://youtu.be/vTdDq6yRA_s

 

 

글, 사진

총괄PM 배우민